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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2 희망과 불안에 대해서 희망으로 가득찰 땐 미래라는 자유를 사랑하게 되지만 불안이 엄습해오면 미래로부터의 자유를 사랑하게 된다. 슬픔은 희망보다 불안이 우리의 삶에 훨씬 흔하고 잦다는 데 자리한다. 희망은 삶의 순간들과 단지 우연히 병존하지만 불안은 모든 순간들이 그에 속박되는 삶 그 자체에 깃들어있다--라고 써놓고는 과연 확실한 말인지를 곱씹는다. 그 반대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거의 비슷한 확실성을 내세우면서, 불안이야말로 삶의 우연이고, 희망이 필연의 육화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삶의 운명 같은 것은 정해질 수 없으며, 정해진다 한들 무한히 해석돼버릴 수 있고, 그 수많은 해석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이 본래 지녀야 하고 지닐 수밖에 없는 내용 같은 것은 희석되다 못해 자취를 감춘다. 나는 내가 내 삶에서 희망을 가질지..
에드문트 후설, <제일철학 2권> 요약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에드문트 후설, <사물과 공간> 요약 에드문트 후설, 김태희 옮김, , 아카넷, 2018 도입부 "세계는 과학에게 나타나기에 앞서 우선은 자연스러운 파악에게 현시된다. [...] 과학의 세계 파악에게 사물들을 내어주는 것은 단순한 경험, 직접적 지각, 기억 등이며, 과학의 세계 파악은 다만 일상적 사고방식으로부터 벗어나는 방식으로 이 사물들을 이론적으로 규정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과학이 수행하는 것과 같은 모든 간접적[매개적] 정당화는 바로 직접적[무매개적] 소여 위에 놓여 있다. 실재가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체험들은 지각과 기억이고 (어떤 직접성을 지닌) 예상 및 예상과 비슷한 작용들이다. [...] 이러한 원천에서 나오는 모든 직접적 소여를 착각이라고 선언함은 명백한 무의미(nonsens)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쨌거나 그렇..
에드문트 후설, <현상학의 이념> 에드문트 후설, 박지영 옮김, ⟪현상학의 이념⟫, 필로소픽, 2020 후썰 자신이 현상학의 기획과 목표, 방법론을 개괄한 강의록이다. 그에 따르면 현상학은 일종의 인식비판으로서, 인식의 본질과 서로 다른 인식의 형식들을 탐구함으로써 회의주의를 논파하고 객관적 학문의 가능성, 나아가 존재론(형이상학) 일반의 가능성을 정초하고자 한다. 자연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인식의 가능성을 문제 삼지 않고, 인식하는 주관에게 인식 대상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자명하게 여긴다. 이 태도 하에서는 주관이 대상에 대한 명증적 앎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그들과 달리, 철학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인식은 어떻게 자기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가? 인식은 의식의 테두리 내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와 어떻게 부합..
찰스 테일러, <헤겔> 1부(pp.13~235) 찰스 테일러, 정대성 옮김, , 그린비, 2014 헤겔의 철학을 비교적 명쾌한, 이따금씩 비유적인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1부는 헤겔이 살던 시대에 어떤 문제들이 철학적 해결을 요했는지(헤겔책!!!), 그리고 이에 응한 헤겔이 내놓은 대답은 무엇인지를 청년기에서부터 완숙한 시기까지 개괄한다. 헤겔의 기획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대화해'가 될 것 같다. 서로 양립이 불가능해 보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두 목표들을 동시에 달성 가능한 것으로 화해시키는 작업이 그의 철학의 기둥을 이룬다. 예컨대 헤겔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천착한다. (1) 경향성에 맞서 이성으로써 스스로의 도덕법칙을 입법하는 칸트 식의 급진적 자유와, 인간은 욕망/감정/감성 일반을 타고난다는 낭만주의적인 또는 (헤르더Her..
한유주, <연대기> 한유주, , 문학과 지성사, 2018 어떤 것이, 누군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다시 말해, 존재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우선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란 서글픈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 투명한 인간이 아닌 이상 존재는 존재만으로 쉽게 증명되기 때문이다. 존재는 증명되기 위해 자신 이외의 다른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한유주의 인물들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확신하고 타인에게도 그 당연한 것을 인정 받기 위해 분투한다. 나아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존재에 대해서도, 그것을 확정하고 구체화하며 충분히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 상실을 애도하려고도 한다. "나는 있다. 내가 있다(, 157)" 또는 "네가 있다[또는, 있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이 소..
임마누엘 칸트, <순수이성비판2> 일부 요약(~순수이성의 이율배반) 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역, , 아카넷, 2006 (추후 재검토할 것!) 초월 논리학 제2부 초월적 변증학 서론 I. 초월적 가상에 대하여 "초월적 가상은 우리를 전적으로 범주들의 경험적 사용 너머로 이끌고, 우리로 하여금 순수 지성의 확장이라는 환영으로 희망을 갖게 한다.(A295=B352, 강조는 원저자)" II. 초월적 가상의 자리인 순수 이성에 대하여 A. 이성 일반에 대하여 이성은 인식의 원천은 아니지만 최상의 인식 능력으로, 지성이 창출해낸 선험적 종합명제들인 원리들을 다루는 능력에 해당한다. "보편에서 개념을 통해 특수를 인식(A300=B357)"하는 능력이 곧 이성이다. 예컨대 삼단논법에서 대전제에서 매개념을 거쳐 결론을 내는 추리를 생각해볼 수 있다. "지성을 규칙들에 의거해 현상들을 통..
미셸 우엘벡, <소립자> 미셸 우엘벡, , 열린 책들, 2003 인류는 자신의 발전의 최정점에 이르러 가장 동물적이 된다는 통찰이 담긴 책이다. 우엘벡은 분자생물학자 미셸과 불문학 교사 브뤼노 형제의 인생사를 통해 "서구 사회의 마지막 신화인 섹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반드시 해야 할 일(179)"에 대한 전사회적 집착이 낳는 개인의 고립 양상을 기술한다.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만 갖추면 누구든 원하는 방식대로의 섹스가 가능한 클럽이나 자연주의 공동체를 빙자한 섹스 테마파크(적어도 우엘벡의 시선에서는 이렇다)에 대한 가감 없는 묘사가 이 기술을 솔직하다 못해 즉물적으로 만든다. 그 즉물성은 68혁명을 비롯한 여러 투쟁을 통해 얻어진 '성적 해방'과 개인적 자유의 극대화가 가지는 귀결들에 대한 우엘벡의 비판적인,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