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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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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레비나스, <탈출에 관해서> 요약 및 비판 에마뉘엘 레비나스, 김동규 옮김, ⟪탈출에 관해서⟫, 지식을만드는지식, 2011, 모든 강조는 필자. 이 책에서 레비나스는 존재의 외부를 사유하는 데 무능했던 서양철학을 비판하면서 존재로부터의 '탈출(évasion)'이란 개념의 가능성을 탐사한다. 존재의 외부를 가리키는 탈출 개념의 근거로 그는 '말레즈(malaise, 불안감)'가 자아를 존재로부터의 탈출로 초대하는 현상을 분석한다. 레비나스에게 말레즈란, 자아로 하여금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노력하게 만들지만 무엇이 그러한 벗어남을 가능하게 해줄지에 대한 앎이 없는 그런 감정이다. 우리가 아무리 (어떤 목표에 봉사하는지 잘 아는 이런저런 대상들을 통해) 욕구를 충족해도, 인간의 조건으로서의 근원적인 말레즈--는 데 대한 절대적인 불만--는 해소되지 않는다..
에마뉘엘 레비나스, <윤리와 무한: 필립 네모와의 대화> 발췌 에마뉘엘 레비나스, 김동규 옮김∙해설, ⟪윤리와 무한: 필립 네모와의 대화(Éthique et Infini: Dialogues avec Philippe Nemo)⟫, 도서출판100, 2020. 모든 강조는 나의 것. "나는 모두를 대신할 수 있지만, 아무도 나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115) 레비나스 철학에 대한 그 자신의 친절한 인트로덕션. 겸허하지만 그만큼 강박적이고, 숭고하지만 그만큼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자체완결적이며 매우 매력적인 세계관임에는 틀림 없다. 1. 성서와 철학 "아마도 사유는 분리, 폭력 장면, 단조로운 시간 가운데 갑자기 생긴 의식처럼, 어떻게 언어 형태로 표현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트라우마나 암중모색(tâtonnements[더듬기, 시행착오])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같..
마르틴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서론, §1-8 요약 Martin Heidegger, Sein und Zeit, Max Niemeyer Verlag Tübingen, 1967. (별도의 메모가 없는 한 모든 강조는 나의 것이다.) 참고: Martin Heidegger, trans. by Joan Stambaugh, Being and Time, SUNY press, 2010. & 박찬국,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 그린비, 2014(이하 ⟪강독⟫) 서론: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물음의 해설[Exposition] ⟪존재와 시간⟫의 목적은 존재의 의미를 밝히고, 시간을 존재의미 이해의 지평으로서 해석해내는 것[Interpretation]이다. 1장: 존재물음[Seinsfrage]의 필연성, 구조 그리고 우위[Vorrang] §1 존재에 대한 물음을 명시적으로..
에드문트 후설, <형식 논리학과 초월론적 논리학> 6장 일부 발췌 번역 E. Husserl (Hrsg. von P. Janssen), Formale und Transzendentale Logik: Versuch einer Kritik der logischen Vernunft, Martinus Nijhoff: den Haag, 1974(Hua XVII)의 6. Kapitel. 모든 강조는 필자 6장. 초월론적 현상학과 지향적 심리학. 초월론적 심리학주의의 문제 "가장 먼저 그리고 모든 생각 가능한 것보다 앞에 내가 존재한다. 이러한 '나는 존재한다'는 [...] 내 세계를 위한 지향적 근원근거[Urgrund]이다. 그 세계에서 나는 '객관적' 세계, 나에게 이러한 의미에서 타당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를 위한 세계'조차 '나의' 세계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Hua XVI..
Alex Broadbent, <Philosophy for Graduate Students> 일부 번역 Alex Broadbent, Philosophy for Graduate Students, Routledge, 2016, 모든 강조는 필자. 분석철학에 대해서는 언제나 양가적인 감정을 품어 왔다. 한편으로, 결론의 논리적인 설득력과 일의적인 독해 가능성을 지향하는 서술상의 명쾌함이 철학함에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에 모든 철학자가 좋은 철학을 수행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는 꼭 '분석적'이 되어야 한다고 느낀다. 저 말이 오늘날 정확히 어떤 지적 경향을 의미하게 되었든지 간에 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첫째,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는 것과 참된 것이 꼭 일치하지는 않아서, 설령 근거가 빈약하거나 모순이 발견되는 텍스트라고 하더라도 삶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경우 깔끔한 논..
에드문트 후설, <본질과 형상적 변경에 대한 교설> 27번 부록 ‘주관성의 형상학’ 번역 E. Husserl, hrsg. von Dirk Fonfara, Zur Lehre vom Wesen und zur Methode der Eidetischen Variation: Texte aus dem Nachlass (1891–1935), Springer, 2012(Hua, XLI), s. 352-353 부록 27. 주관성의 변경(Variation)은 초월론적 태도에서 또한 이러한 [주관성]이 신체를 가지는지 또는 세계 일반이 존재하는지로부터 독립적(unabhängig)이다: 주관성의 형상학(1926년 10월 22일) 이 종이들 위에서 전개된 좋은 생각은 [바로] 하나의 형상적 심리학이 [다음과 같은] 주목할 만한 특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내가 주관성을 변경하면서 신체성과 세계는 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
에드문트 후설, <형식 논리학과 초월론적 논리학> §96 (b) '초월론적 유아론의 가상' 번역 E. Husserl (Hrsg. von P. Janssen), Formale und Transzendentale Logik: Versuch einer Kritik der logischen Vernunft, Martinus Nijhoff: den Haag, 1974(Hua XVII), s. 248-249, 모든 강조는 필자. 초월론적 현상학이 어째서 유아론이 아닌지 후설이 변호하는 대목이다. 그에 따르면 초월론적 현상학은 '나를 위해 주어진(=나에 의해 구성된) 우리를 위한 세계'를 단순히 의식에 대한 해석(Auslegung)을 통해 도달할 뿐이다. 달리 말해, 의식의 구성적 성취를 아프리오리하게 기술하고자 할 뿐, 타인을 비롯한 모든 존재자는 나의 계기에 불과하기에 존재하는 것은 자아뿐이라고 주장하지 않..
장 그롱댕, <현대 해석학의 지평> 요약 장 그롱댕, 최성환 옮김, ⟪현대 해석학의 지평⟫, 동녘, 2019. 짧지만 결코 쉽거나 친절한 책은 아니다. 번역도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다. 모든 강조는 내것이다. 서론 우리의 시대는 해석의 보편성이라는 테제, 곧 모든 것이 해석의 문제라는 테제에 친숙하다. 그러나 이것이 자의를 물리치는 진리론과 양립 가능할 것인지, 아니면 상대주의로 귀결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해석학적 견해가 갈라진다(9-10). 가다머와 리쾨르에 의해 수행된 철학적 해석학의 정체를 규명함에 앞서, 그롱댕은 '해석학'이 가질 수 있는 세 가지 의미를 구분한다. 첫째, "'해석학'은 고전적 의미에서 [...] 텍스트들을 올바르게 해석하는 기예"이며, "좋은 텍스트 해석학을 가능하게 하는 규칙들, 지침들, 규범들을 제시한다. 이 규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