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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은, <Lo-fi> 강성은, , 문학과지성사, 2018 예전에 보안서점에서 제목과 두께만 보고 구매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완독한 시집이다. 직설적이고 의도적으로 투박한 듯한 언어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1달에 1권의 시집을 완독하는 삶'이라는 관념을 떠올리게 해준 책이라 감사하기만 하다. 그 외의 시간엔 무엇을 했든, 얼마나 무기력하게 살았고 어떻게 스스로를 헐뜯으며 지냈든 간에 1달에 1권의 시집은 완독했으므로 죽기 직전 한 가지의 긍지는 가지고 눈 감을 수 있는 삶의 이미지. 꼭 시집이 아니더라도 소설, 영화, 철학... 무엇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밭을 최대한 단조롭게 경작하되 펜 끝은 화려하게 남겨두었던 중세의 필사가들을 연상시키는 활동이기만 하면 된다. 나는 지금 정신을 수련하는 일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안 쓰기로 결심한 소설 - 커피, 버찌, 자비(2020.10) "내가 임세계 씨의 원고를 발견한 것은 내 사물함 안에서였다. 발견한 자리가 내 사물함이었으니 발견보다는 선물받은 일에 가까운가. 이유는 모르겠는데 내가 자퇴한 뒤로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준 모양이다. 아무튼 나는 그녀가 왜 이 원고를 내게 주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영원히 모를 것 같기도 하고, 언젠가 알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유일한 단서는 원고의 주인으로서 내가 등장한다는 데 있었다. 임세계 씨는 어쩌면 나를 싫어한 것 같다. 내게 몹시 신경을 쓴 것은 확실하고, 그러므로 나를 몹시 좋아한 것도 같다. 조교였던 임세계 씨는 강의 초반부터 나를 신경썼다. 우리는 이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를 공유했다. 그 사실은 출석부에 기재되어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20201219 맥없지만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나는 진심으로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진심으로’라는 말은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말을 단지 장황하게 만들 뿐인 것 같다.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 중에서 진심이 아닌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설가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매력은 그의 능력에서 온다. 소설가는 늘 시간에 쫓겨 위태로운 의식을 고요하고 견고한 물질 속에 보존해준다. 감각적인 성격을 잃어 죽기 쉬운 상상을, 소생시키는 동시에 박제하고, 박제하는 동시에 소생시킨다. 내밀하기 짝이 없는 정신을 상호주관적인 실재로 데뷔시킨다. 실은 어떤 말로도 이 모든 힘들을 정확히 묘사하고, 그리하여 묘사해야 할 남은 힘이 없도록 고갈시킬 수 없다. 소설은 소설로써도 해명될 수 없다. 그 해명될 수 없음에 매력..
프레더릭 바이저, <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초기 독일낭만주의 연구)> 2, 7, 8장 요약 프레더릭 바이저, 김주휘 옮김, ⟪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초기 독일낭만주의 연구)⟫, 그린비, 2011 이 책에 실린 지성사적 에세이들에서 바이저는 독일의 초기 낭만주의에 대한 오랜 해석적 전통과 선입견들을 뒤집고자 한다. 그에 따르면 독일의 초기 낭만주의는 문예비평운동으로 제한돼있지 않았으며, 유미주의 운동은 더더욱 아니었다. 슐레겔, 셸링, 노발리스, 슐라이어마허 등의 낭만주의자들은 (칸트를 위시한 일부 근대 사상들에서 분열됐던) 이성과 감성, 개인과 타인, 개인과 자연, 나아가 개인과 국가 사이의 재통합을 꾀했으며, 아름다움을 진선미 가운데서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것도 이러한 윤리적, 정치적 이상에 미가 봉사하는 한에서였다. 그들은 "개인성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면서도 모두에게 똑같이..
에드문트 후설, <논리연구 2> 제6논리연구 요약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에드문트 후설, <논리연구 2> 제5논리연구 요약 [개선 요]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폴 리쾨르, <시간과 이야기 3권> pp.50-91(후썰 시간론 분석) 요약 및 논평 폴 리쾨르, 김한식 옮김, 『시간과 이야기 3권』, 문학과 지성사, 2004 中 시간의 드러남: 내적 시간의식의 현상학에 대한 후설의 "강의"(pp.50~91) I. pp.50~55: 객관적 시간의 배제/환원에는 동음이의/애매성/모호성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내적 시간의식의 현상학에 대한 "강의"의 서론에서 후썰의 의도 또는 야심은 "시간의 드러남을 그 자체로 직접 기술(50)"하는 것이다. 이렇게 드러나는 시간은 의식된 시간이고, 그에 대한 의식은 내적인 시간의식Zeitbewusstsein이다. 그러나 이 "직접적인 것[의식된 시간 및 내적 시간의식]"은 저절로, 또는 "직접적으로(51)" 드러나지 않는다. "내적 의식은 객관적 시간을 배제함으로써 만들어"지는데, 이때 배제되는 것은 "앞장에서 [아리스토..
임마누엘 칸트, <윤리형이상학 정초> ~IV421 요약 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옮김, , 아카넷, 2014 꽤 오랫동안 칸트의 윤리학이 지나치게 강박적이며 비현실적이라고 떠들어왔던 것 같은데, 다시 살펴보니 그 수다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아니면 적어도 깊은 성찰을 결여하고 있었는지 깨닫는다. 이성적 존재자로서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경향성이나 주변 상황의 영역이 아닌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자유의 영역에 도덕이 놓여있으며, 오직 그 경우에만 도덕법칙에 요구되는 필연성이 충족될 수 있다는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을 뿐만 아니라 실존적인 위안을 내어준다. 나의 의지가 윤리적 명령에 따르는 한, 그 의지로부터 나온 행위의 결과와 독립적으로 내 의지와 행위의 선함이 확보되고 보장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것이 자기위로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으나 오늘에야 비로소 같은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