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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ze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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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망령의 숨(2022.4)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풀꽃과 장미의 수난(2021.12) 전문은 https://knower2020.com/forum/view/595615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올 포 미’의 첫날은 긴장감 넘치면서도 한산한 끝을 맞았다. 가게에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나와 내 곁을 지키기 위해 반차까지 낸 혜연, 그리고 동네에 새로 생긴 피자집이 궁금해 걸음을 떼준 이웃들 몇 명이 전부였다. 아무리 가오픈 차원에서 단축 운영을 했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손님 네 명은 너무하다 싶었다. 혹시 이름이 피자집답지 않아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혜연과 꼬박 일주일을 ‘올 포 미’와 ‘미 앤 마이 피자’ 사이에서 토론한 끝에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는데...... 바닥에 떨어진 도우 부스러기를 줍고, 행주로 테이블을 닦으면서 혜연에게 역시 네 말을 들을 걸 그랬나 봐, 사람들이 여기가 ..
커피하우스가 타버리고 남은 재(2021.7) https://knower2020.com/forum/view/564861에서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커피하우스가 타버리고 남은 재 커피하우스가 타버리고 남은 재 7월의 비엔나는 마음이 부풀은 관광객들에게조차 역겨울 정도로 더웠다. 그들은 미술사 박물관 앞에서 한 마리의 굵은 ... knower2020.com 7월의 비엔나는 마음이 부풀은 관광객들에게조차 역겨울 정도로 더웠다. 그들은 미술사 박물관 앞에서 한 마리의 굵은 뱀이 되어 줄을 서있었다. 공교롭게도 모두가 노랑이나 갈색, 올리브색의 상의를 입고 있었으므로 그냥 뱀도 아닌 구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것의 비늘은 폭염을 견딜 만큼 두껍지 않았고 그늘 또한 구시가지의 악명대로 존재하지 않았다. 햇빛이 잔인할 정도로 공평하게, 박물관 앞의 가..
에스프레소 콘파냐를 마시는 3가지 방법(2020.5) - 내가 본 몇 편 안 되는 홍콩 영화들에 대한 동경을 담은 소설. 내가 사랑했던 남자들은 나와 빠르게 헤어졌다는 점 외에도 하나의 공통점을 더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작은 방에서 혼자 살아온 지가 오래인 사람들이었다. 그 안에서는 이상하게도 두 극단으로 나뉘었다. 한 쪽은 매일 두 끼 이상을 무조건 집에서 요리를 해먹어 지나치게 성실하다는 느낌마저 들었고, 다른 쪽은 가스레인지를 켜본 적도 없을 정도로 전혀 요리를 하지 않았다. 한 쪽은 또 집을 알뜰살뜰 꾸몄으며 스스로 고른 가구를 들여 그 그림자까지 청소했다. 소품점의 유리창 너머로 예쁜 램프가 보이면 만 원 정도는 지불할 용의가 있는 이들이었다는 뜻이다(그렇게 나는 선인장 모양, 빵 모양, 달 모양 램프 아래서 책을 읽다 낮잠을 자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