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심스, <해석의 영혼 폴 리쾨르>
칼 심스, 김창환 옮김, ⟪해석의 영혼 폴 리쾨르⟫, 앨피, 2009. 과장을 보태지 않고 성인이 된 이래로 하루도 빠짐없이 악의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 인간이 악 앞에서 얼마나 연약한지, 왜 그렇게 연약한지. 반성은 어느 정도까지 악을 만회할 수 있게 해주는지. 같은 잘못을 한 번 더 저지른다면 기존의 반성은 무의미해지는지. 죄인은 자신을 사랑해도 괜찮은지. 마땅한 죄의식의 양은 어떻게 측정되는지. 그런가 하면 악에 대한 복수는 어디까지 윤리적인지. 국가의 공적 복수인 형벌은 죄수의 자유를 어떤 방식으로 빼앗아야 하고, 죄수의 인권을 어떤 방식으로 보호해야 하는지. 무지 때문에, 생계 때문에, 정신장애 때문에,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저질러진 죄들은 얼마나 동정 받아야 마땅한지. 아니면 그저..
G.W.F. 헤겔, <정신현상학>, §486-536(서문 및 A. 자기소외된 정신의 세계) 요약
G.W.F. 헤겔, 임석진 옮김, ⟪정신현상학⟫, 지식산업사, 1988. 발제를 위해 작성했으며, 사진은 한길사에서 2005년에 나온 판본으로 찍었다. 자기소외된 정신 - 서문, A. 자기소외된 정신의 세계 의식의 추상적 형태들을 논했던 이전의 장들과 달리 ‘정신’ 장은 구체적인 역사를 사는 개별 자기의식적 주체들의 운동을 그려내고, 이 과정에서 세계 자체의 주체성 또는 자기의식을 주제화하기에 이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부터 헤겔이 실체 자체가 주체가 되는 양상을 그리려 한다고 독해할 수 있다. ‘정신’ 장은 ①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 제국에서 각각 구현되고 상실됐던 ‘참다운 정신’, ②봉건주의에서 출발해 절대군주제, 자본주의의 도래 및 프랑스 혁명기까지를 느슨하게나마 반영한 ‘자기소외된 정신’, ③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