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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mot Moran, <Husserl's Crisis of the European Sciences and Transcendental Phenomenology> 발췌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구병모, <바늘과 가죽의 시> 구병모, ⟪바늘과 가죽의 시⟫, 현대문학, 2021 경장편소설이 현실적인 목표로서 삼을 수 있는 모든 최선들의 육화. 신화와 역사가 교차하고, 무한자와 유한자가 마주치며, 철학과 서사가 조화되어있다. 지나치게 아름다운 한국어 표현들에 길을 잃을 뻔도 하지만, 고요하면서도 흥미진진한 플롯이 나른해진 독자를 다시 일으켜세운다. 구두를 짓는 구체적인 일상에 대한 치밀한--소설가적 양심에 따라 상당한 연구와 취재가 이루어졌음에 분명한--묘사가 자극하는 이미지적 상상력이 고갈될 즈음에는, 이해하기 전혀 어렵지 않은 말로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존재론적 성찰이 전개된다. 쑥스러운 고백이지만 내가 소설가가 되기를 꿈꾸면서 쓰고 싶었던 소설이 이런 소설이었던 것 같다. 줄거리를 줄줄 읊는 식의 독후감은 이 책의 품위에 ..
장이지, <레몬옐로> 장이지, ⟪레몬옐로⟫, 문학동네, 2018. 논문을 쓰고 있기 때문에 '여유'를 부려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 당분간 문학을 손에 쥐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능률이 더 오른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공허해진 마음에 가만히 누워만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억눌려있던 무엇인가를 분출하듯, 굳이 가던 길을 틀어 역내 서점의 문학 코너를 뒤졌다. 밝고 맑은 이미지를 주는 표제어에 이끌려 이 시집을 집어들자마자 왠지 마음이 놓이는 것처럼 느꼈다. 문학은 마치 저녁밥처럼, 내가 생업으로 가장 바쁠 때조차 시간을 내서 향유해야 하는 일종의 생필품이 된 것인가 하고 생각해본다. 나에게 철학은 노동이고, 문학은 노동의 이유 같다. 블로그에서 시집에 대한 독후감을 쓸 때마다 앵무새처럼 덧붙이지만, 나는 시를 잘 모른다. 전..
에드문트 후설, <유럽 학문의 위기와 초월론적 현상학> 3부 A 요약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커피하우스가 타버리고 남은 재(2021.7) https://knower2020.com/forum/view/564861에서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커피하우스가 타버리고 남은 재 커피하우스가 타버리고 남은 재 7월의 비엔나는 마음이 부풀은 관광객들에게조차 역겨울 정도로 더웠다. 그들은 미술사 박물관 앞에서 한 마리의 굵은 ... knower2020.com 7월의 비엔나는 마음이 부풀은 관광객들에게조차 역겨울 정도로 더웠다. 그들은 미술사 박물관 앞에서 한 마리의 굵은 뱀이 되어 줄을 서있었다. 공교롭게도 모두가 노랑이나 갈색, 올리브색의 상의를 입고 있었으므로 그냥 뱀도 아닌 구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것의 비늘은 폭염을 견딜 만큼 두껍지 않았고 그늘 또한 구시가지의 악명대로 존재하지 않았다. 햇빛이 잔인할 정도로 공평하게, 박물관 앞의 가..
에드문트 후설, <유럽 학문의 위기와 초월론적 현상학> 1, 2부 요약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몽상이 생의 하나뿐인 낙인(2021.9) 20210904 16:12~18:09의 즉흥적인 글. 누가 보면 내 일상은 휴가 같아 보일 수 있다. 나는 이르면 열두 시, 늦으면 두 시에 하루의 첫 눈을 뜬다. 이른 아침 해가 뜰듯 말듯 하는 모습을 못 본 지는 매우 오래되었다. 언제나 태양이 가장 강렬할 때에, 커튼이 쳐진 방 안으로까지 침투해오는 그 존재감을 온몸으로 애달프게 받아들이고 나서야 비로소 몸을 일으키는 것이다. 뭉친 어깨를 주무르면서 부엌으로 나가면 전날 밤 썰어둔 계절 과일이 락앤락 속에 담겨있다. 나는 체리나 사과를 집어먹거나 복숭아 따위가 썰린 것을 한 입 베어물고 씹을 때마다 한 꺼풀씩 옷을 벗는다. 과일을 삼킬 때즈음 나는 샤워 부스 안에 서 있다. 샴푸에서는 제비꽃 냄새가, 바디워시에서는 라벤더 냄새가 난다. 아닌가, 라벤..
에드문트 후설, <데카르트적 성찰> 요약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