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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이나 소회 같은 것

20201219 맥없지만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나는 진심으로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진심으로’라는 말은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말을 단지 장황하게 만들 뿐인 것 같다.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 중에서 진심이 아닌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설가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매력은 그의 능력에서 온다. 소설가는 늘 시간에 쫓겨 위태로운 의식을 고요하고 견고한 물질 속에 보존해준다. 감각적인 성격을 잃어 죽기 쉬운 상상을, 소생시키는 동시에 박제하고, 박제하는 동시에 소생시킨다. 내밀하기 짝이 없는 정신을 상호주관적인 실재로 데뷔시킨다. 실은 어떤 말로도 이 모든 힘들을 정확히 묘사하고, 그리하여 묘사해야 할 남은 힘이 없도록 고갈시킬 수 없다. 소설은 소설로써도 해명될 수 없다. 그 해명될 수 없음에 매력을 느꼈다. 내가 정확히 무엇에 매력을 느끼는지 모르는 채로 매력을 느꼈으며. 그 무지 때문에 내가 느끼는 것이 진짜배기 매력임을 알았다. 또 대체 뭔지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는 일들을 마치 다 아는 양 척척 해내는 듯한 사람들을 동경했는데. 솔직히 말해 질투하면서도 감탄했고, 감탄하면서도 질투했다. 맥없지만 그냥 그랬다. 그냥 그랬다고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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