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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하성란, <크리스마스 캐럴>

하성란, ⟪크리스마스 캐럴⟫, 현대문학, 2019.

 단숨에, 하루만에 읽어내렸다. 흡입력이 좋은 소설이다. 거의 문 닫은 것이나 다름 없는, 버섯 모양 지붕이 있는 리조트에 혼자 묵게 되는 여자가 낯선 곳에서 느끼는 모호한 공포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공간을 활용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최은미 작가의 ⟪운내⟫가 떠오르기도 했다. 나도 언젠가 이런 헤테로토피아를 만들어볼 수 있을까. (단, 1부와 2부 사이의 단절은 조금 아쉬웠다. 그 자체로 완결성이 있는 2부와 달리, 1부는 2부의 도입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2부만 따로 중편소설화되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