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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우다영, <북해에서>

우다영, ⟪북해에서⟫, 현대문학, 2021.

가독성이 좋아서,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삼중의 액자구조도 몹시 흥미롭다.

 삶은 지배욕과 연민 사이의 끝없는 긴장이다. 우리는 보복하고 통제하고 나 홀로 고양되고자 할 수도 있고, 받아들이고 내버려두고 그저 서로에게 스미고자 할 수도 있다. 성스러운 것은 후자지만 동시에 위험한 것도 후자다. 안전한 것은 전자지만 동시에 저열한 것도 전자다. 저열하게 스스로를 보존할 것인가. 위험하게 자신을 내어줄 것인가. 선택은 당장의, 미래가 불확실한 삶에 얼마나 그리고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달려있다. 정답이 없음을 알기에 누구를 비난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언제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북해의 왕이 아니니까. 다만 좁은 시야로 현재를 견디고 현재들을 견디다 죽어버리는 유한자니까. 그래서 책을 덮고 남은 질문은 “어쩌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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