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물 (26)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랑하지 못하는 자들의 사랑(2020.6) 이하영, ⟪사랑하지 못하는 자들의 사랑⟫, 봄들, 2020 쇼팽의 음악, 그중에서도 야상곡, 특히 No.13을 사랑한다면. I. 본문 발췌 "그녀의 슬픔에 나는 솔직히 안도했다. 엄마가 내게 마음을 쓰고 있긴 했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녀도 나와 비슷한 생각, 자기 때문에 상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는 게 의미심장했다. 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보다 강한 죄의식으로 묶여있는 듯했다." 본문, 중에서 "소리는 멀리 있는 음들 사이를 널뛰지 않고, 고음에서 차츰 미끄러져 내려가며 주위를 맴돌았다. 그 오른손의 미끄러짐을 왼손의 셋잇단 음표들이 위태롭게 떠받쳤다. 비슷한 멜로디가 되풀이되면서 내 머릿속에서 흐릿하기만 했던, 이 녹턴에 대한 인상이 또렷한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나는 시력을 잃어.. 안 쓰기로 결심한 소설 - 커피, 버찌, 자비(2020.10) "내가 임세계 씨의 원고를 발견한 것은 내 사물함 안에서였다. 발견한 자리가 내 사물함이었으니 발견보다는 선물받은 일에 가까운가. 이유는 모르겠는데 내가 자퇴한 뒤로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준 모양이다. 아무튼 나는 그녀가 왜 이 원고를 내게 주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영원히 모를 것 같기도 하고, 언젠가 알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유일한 단서는 원고의 주인으로서 내가 등장한다는 데 있었다. 임세계 씨는 어쩌면 나를 싫어한 것 같다. 내게 몹시 신경을 쓴 것은 확실하고, 그러므로 나를 몹시 좋아한 것도 같다. 조교였던 임세계 씨는 강의 초반부터 나를 신경썼다. 우리는 이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를 공유했다. 그 사실은 출석부에 기재되어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