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 시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허연, <불온한 검은 피> 허연, ⟪불온한 검은 피⟫, 민음사, 2014. 마치 여러 편의 느와르 영화들을 연속으로 시청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시집이다. 가난한 집에서 자란 남자들이, 언젠가는 서로 끌어안았음에 분명한데도 미친 듯이 싸우면서 피를 흘림으로써만, 죽어감으로써만 자신의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그들은 자신의 애인을 사랑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그녀들에게 소홀하기도 하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사랑에 자신의 전부를 바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맞닥뜨리고는 욕설을 뱉으며 사라진다. 이별의 아픔은 시간이 흘러 그것을 홀로 곱씹을 때 비로소 생생하게 느껴진다. "합성 인간의 그것처럼 내 사랑은 내 입맛은 어젯밤에 죽도록 사랑하고 오늘 아침엔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는 것 살기 같은 것 팔 하나 다리 하나 없이 지겹도록 솟구치는 것 // 불온..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