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호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10520 다채로운 5호선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는 빠르지만 환승을 해야 하는 공항철도를 탈지, 환승이 없는 대신 느릿느릿한 5호선을 탈지 고민했고 결국 후자를 택했다. 제주도에 가져간 책을 모두 읽고 싶었는데 허연의 시집을 절반 정도 남겨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5호선 플랫폼에 도착해 노선도를 확인하자마자 내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눈대중으로만 봐도 김포공항역과 우리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역 사이에 무려 스물 네댓 번 남짓의 정차가 예정되어있었다. 그래도 시집은 다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회한을 달래야 했다. 그런데 시집을 다 읽은 것 외에도 색색의 보석 같은 체험들을 몇 개 더 통과한 것 같아, 이렇게 무언가를 끼적여본다. 첫 번째는 철저히 시각적인 체험이었다. 5호선의 상징색이 보라색인 줄은 알고 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