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베르 카뮈

(3)
알베르 카뮈, <결혼 • 여름> 알베르 카뮈, 김화영 역, ⟪결혼 • 여름⟫, 책세상, 1998. 여름이 다 지나서야 읽게 되어 최적의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간절기에 나의 마음을 후끈하게 덥혀주기엔 충분한 책이었다. 카뮈의 글은 밀도가 높고 수식구가 많아서 펜을 들지 않는 이상 내용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그러나 그만큼 하나의 문장 안에 수많은 이미지들이 서로 조화되고 충돌하면서 묵직한 충격을 안겨준다. 간결한 것이 무조건 미덕은 아닌 셈이다. 일련의 산문들에서 카뮈는 인간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되, 진보를 꿈꾼 계몽주의자들이나 역사철학자들과 같은 나이브한 낙관은 삼간다. 인간은 나약하고 끝내는 증오에 가득찬 채로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지만 언제 어디서든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존재이다(희망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희망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바..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박언주 옮김, ⟪시지프 신화⟫, 열린 책들, 2020. 번역이 매끄럽다. ⟪시지프 신화⟫를 선물할 일이 있다면 이 판본으로 살 마음이 든다. ⟪시지프 신화⟫의 서사는 단순하다. 먼저 부조리가 정의되고, 부조리를 탐구하기에 적합한 방법론이 제시된다. 방법론을 충실히 이행했을 때 부조리로부터 따라나오는 세 개의 결론들은 네 종의 인간 유형으로써 예증된다. 이들의 삶은 모두 시지프라는 신화적 인물의 이미지 속에서 종합된다. 부조리는 ①세계를 이해하기를 원하는 인간의 열망과, ②이해를 허락하지 않는 세계, ③(앞의 두 항을 비교함으로써 도출되는) 인간이 세계와 화해할 수 없다는 자명한 테제를 거부하는 태도로 이루어진다. 이 "삼위일체"(52)를 있는 그대로 탐구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은 부..
알베르 카뮈, <최초의 인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