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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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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다정한 매일매일> 백수린, , 작가정신, 2020 당분간은 수필이나 산문집을 읽어보려 하고 있다. 백수린 작가의 산문집을 특별히 고른 이유는 그녀가 쓴 거의 모든 글에서 따스한 마음씨가 묻어나온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사람의 약함을, 정확히 말하면 연약함을 이해하고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내면들의 어둠을 꼼꼼하게 묘사하면서도 비난하지 않고, 일상의 고통을 당연한 것이 아닌 고투와도 같은 것으로서 충분히 인정해준다. 이 산문집은 여러 편의 소설, 시, 동화 등을 각각 특정한 종류의 베이커리와 엮어내 쓴 글을 모은 것이다. 백수린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친절한 문체로 넓은 문학의 토양이 안내되어있다. 왠지 모르게 나는 한국문학으로부터 감탄하는 마음이나 의분을 느꼈으면 느꼈지 ‘위로’를 받는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산..
백수린,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전체에 대해: 2020년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에서 읽었다. 을 좋게 읽었었는데 이번에도 사랑이라는 폭력적일 수도, 달콤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여성 인물의 내면을 꼼꼼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인상이다. 주인공 희주는 둘째 아이를 가진 뒤엔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는 주부이다. 희주의 욕망은 가족의 테두리를 허물지 않는 선 내로 통제된다. 그녀는 "붉은 지붕의 집(11)"에 사는 삶을 공상하며 그 속에서 남편 그리고 아이들과 바비큐를 먹는 것을 자신의 꿈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이 곧 그 선을 유지하고 수호하는, 심지어는 강화하는 허락된--고로 통제된--욕망의 예다. 그 붉은 지붕의 집이 허물어지고 있을 때 비로소, 집의 골격만 남은 그 터 위에서 희주는 근육질의 인부를 향해 허락받지 않은 자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