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소송>
프란츠 카프카, 권혁준 옮김, , 문학동네, 2010 자신에게 너무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관여해서 뭔가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희망과, 아무 영향도 미칠 수 없다는 무력감을 함께 느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인공 요제프 K에게 공감할 수 있다. 만일 그토록 마음을 쓰는 동시에, 사실은 해당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조차 감이 잘 오지 않아서 자신의 노력이 의미에 투자되고 있는지, 아니면 무의미를 위해 탕진되고 있는지 헷갈려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무의미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고 생을 망가뜨리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을 것이므로, 나는 이 작품을 비극으로 읽었다. "그런데 여러분, 이 거대한 조직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무고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그들을 상대로 무의미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