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시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 지성사, 1981. 몰입하기가 힘에 부치는 시집이다. 요즘의 일부 시들처럼 암호 같아서도 아니고, 외국의 몇몇 시들처럼 숨은 뜻이 지나치게 깊어서도 아니다. 이 시들의 화자는 불행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렇다. 새마저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푸른 하늘에 / 투신"('새', 78)하는 존재로 보는 화자의 시선은 세계로부터 희망을 읽어내는 데 철저히 무능하다. 세계로부터 희망을 읽지 못하는 병, 그것을 우리는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이 시대의 사랑⟫은 우울에서 시작해 우울로 끝난다. 우울은 사람마다 그 깊이는 다를지언정 몹시 흔한 감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괴로움 / 외로움 / 그리움"이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이라고 화자가 단언할 때, 나를 비롯한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