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체리에 대한 사변(2021.3) 영채의 부모님은 자신의 열 살배기 딸이 ‘체리는 왜 맛있는가’를 며칠씩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녀가 이 사회에 완벽히 무해하고 무용한 사람으로 자라나리라고 예감했다. 그 예감은 결국 들어맞았는데, 두 사람은 그에 안도해야 할지 아니면 안타까워해야 할지에 대해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영채의 엄마는 딸이 자신의 주변에 미치는 미미하기 짝이 없는 영향력을 슬픔의 이유로 받아들였다. 한편 영채의 아빠는 같은 것을 평온에 대한 약속, 일종의 보험 같은 것으로 삼고자 노력했다. 그런가 하면 각자의 입장 자체가 약화돼서, 영채의 아빠가 먼저 우리 딸, 이러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살다 죽는 거 아니냐고 안절부절 못해 하기도 했고, 그에 따라 미스 노바디도 나쁘지 않아요 여보, 라고 영채의 엄마가 그를 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