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뮈엘 베케트 머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뮈엘 베케트, <머피(Murphy)> 사뮈엘 베케트, 이예원 옮김, ⟪머피(Murphy)⟫, 워크룸프레스, 2020. 인간이기를 멈추고자 발버둥치는 인간의 실존적 실패를 기록한 소설. 1935-6년, 유럽의 전간기에 쓰인 ⟪머피⟫는 기이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머피가 창밖으로 미미하게 들려오는 속세의 소리를 경멸하면서, 제 몸을 목도리 일곱 장으로 흔들의자에 스스로 결박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삶도 죽음도 아닌 이 부동의 상태가 머피에게만큼은 지복이다. 의지도, 행위도 없고 무엇보다 타인이 없다. 유아론자 머피는 이처럼 부산스러운 세상으로부터 거리를 두려 하지만, 베케트는 첫 문단부터 "자유인 양"이라는 미묘한 표현을 통해 벌써부터 머피의 실패를 암시하고 있다(9). 머피의 스승 역시 심장을 자의로 멈출 줄 아는 니어리라는 도인이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