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쾨르 해석학

(2)
장 그롱댕, <현대 해석학의 지평> 요약 장 그롱댕, 최성환 옮김, ⟪현대 해석학의 지평⟫, 동녘, 2019. 짧지만 결코 쉽거나 친절한 책은 아니다. 번역도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다. 모든 강조는 내것이다. 서론 우리의 시대는 해석의 보편성이라는 테제, 곧 모든 것이 해석의 문제라는 테제에 친숙하다. 그러나 이것이 자의를 물리치는 진리론과 양립 가능할 것인지, 아니면 상대주의로 귀결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해석학적 견해가 갈라진다(9-10). 가다머와 리쾨르에 의해 수행된 철학적 해석학의 정체를 규명함에 앞서, 그롱댕은 '해석학'이 가질 수 있는 세 가지 의미를 구분한다. 첫째, "'해석학'은 고전적 의미에서 [...] 텍스트들을 올바르게 해석하는 기예"이며, "좋은 텍스트 해석학을 가능하게 하는 규칙들, 지침들, 규범들을 제시한다. 이 규칙들..
칼 심스, <해석의 영혼 폴 리쾨르> 칼 심스, 김창환 옮김, ⟪해석의 영혼 폴 리쾨르⟫, 앨피, 2009. 과장을 보태지 않고 성인이 된 이래로 하루도 빠짐없이 악의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 인간이 악 앞에서 얼마나 연약한지, 왜 그렇게 연약한지. 반성은 어느 정도까지 악을 만회할 수 있게 해주는지. 같은 잘못을 한 번 더 저지른다면 기존의 반성은 무의미해지는지. 죄인은 자신을 사랑해도 괜찮은지. 마땅한 죄의식의 양은 어떻게 측정되는지. 그런가 하면 악에 대한 복수는 어디까지 윤리적인지. 국가의 공적 복수인 형벌은 죄수의 자유를 어떤 방식으로 빼앗아야 하고, 죄수의 인권을 어떤 방식으로 보호해야 하는지. 무지 때문에, 생계 때문에, 정신장애 때문에,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저질러진 죄들은 얼마나 동정 받아야 마땅한지. 아니면 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