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여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알베르 카뮈, <결혼 • 여름> 알베르 카뮈, 김화영 역, ⟪결혼 • 여름⟫, 책세상, 1998. 여름이 다 지나서야 읽게 되어 최적의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간절기에 나의 마음을 후끈하게 덥혀주기엔 충분한 책이었다. 카뮈의 글은 밀도가 높고 수식구가 많아서 펜을 들지 않는 이상 내용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그러나 그만큼 하나의 문장 안에 수많은 이미지들이 서로 조화되고 충돌하면서 묵직한 충격을 안겨준다. 간결한 것이 무조건 미덕은 아닌 셈이다. 일련의 산문들에서 카뮈는 인간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되, 진보를 꿈꾼 계몽주의자들이나 역사철학자들과 같은 나이브한 낙관은 삼간다. 인간은 나약하고 끝내는 증오에 가득찬 채로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지만 언제 어디서든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존재이다(희망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희망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바..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