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우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프란츠 카프카, <성> 본의 아닌 코메디언 K의 분투기. 본의 아니란 사실이 이 코메디를 비극으로도 만든다. 작품의 초반부에서 돋보이는 설정은 바로 성이 자아내는 감정이 바로 우울감이라는 사실이다(2장). 슬픔도, 두려움도 아닌 우울감. 우울감은 마치 죽음이 슬픔을, 괴물이 두려움을 야기시키는 것처럼 특정한 대상의 특정한 성질로부터 개연적으로 기인하는 종류의 감정이 아니다. 우울감은 한두 개 대상의 조합물로 환원될 수 없는 세계 전체를 물들이는 일종의 무드이다. 이 병리적 무드 속에서 K는 자신의 처지를 '싸움'으로 규정한다. 익명적인 성의 폭력에 맞서 그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그런데 관청이 가하는 폭력이란 실체 있는 억압이나 추방에 대한 협박이 아니다. 그보다는 당신이 불필요하고 잉여적인 존재임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