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삶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페터 한트케, <어느 작가의 오후> 페터 한트케, 홍성광 옮김, ⟪어느 작가의 오후⟫, 열린 책들, 2010 '작가'라는 직업에 로망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가진 로망은, 모든 로망이 그렇듯 키치하지만 다음과 같다. 작가는 여유롭게 늦잠을 잔 뒤, 옥색의 커튼 사이로 서서히 드세지기를 준비하는 햇빛을 느끼며 하루의 첫 숨을 고른다. 기지개를 편 뒤 침실을 나서면 부엌에서는 이미 함께 사는 동료 작가, 또는 동료 철학자, 또는 애인이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나는 오전엔 식욕이 왕성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먹는 부어스트를 한 덩이 그리고 오렌지를 두 슬라이스 뺏어먹는 것으로 만족한다. 잘근잘근 먹을 것을 씹으며 나는 주위를 둘러본다. 좁지만 아늑한 공간에 가구들이 정확히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에 안정감 있게 붙박..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