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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이나 소회 같은 것

20220215 Glücksmomenten

'체실 비치에서'에서 나왔던 위그모어 홀.
나에게는 키티보다 안나가 더 인간적이었다.
언니와의 추억.
미국에 더 오래 머물렀더라면 끝까지 배웠을 고대 그리스어.
'펀치 드렁크 러브'를 보기 전의 드링크.
천안에서의 난 데 없는 철학
하지만 유다를 구원하지 않으면/못하면 신이 아니지
존경 이상의 동경
에무 시네마는 혼자 가도 마음이 편하다.
자매애.
지금은 사라진 서촌의 카페 메타포. 일요일마다 혼자 보냈던 시간들을 잊지 못할 거야
이상하게 카노피 단지를 보면 늘 마음이 편해지더라. 나에게 이것들은 죽음의 아름다움에 대한 상징이다.
마리떼 프랑소와 모자빙수
상처가 나도 포기할 수 없어
지금은 조금 더 더러워진
하이드 파크에서 언니와 먹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내가 읽었던 최고의 연애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자석네일. 가장 아끼는 인스턴트 펑크 폴라티.
내 옆자리 H씨의 일침.
이 날 내가 이겼음 호호
글씨를 이 정도만 써도 손목이 저리지만
독일어만 보다 한글을 읽을 때 냄새처럼 훅 끼쳐오는 자유에 대한 감각
공세리 성당. 이 날 내가 신발을 벗고 무엇을 기도했는지 누군가 알아줬으면 싶기도 하다. 나는 말하지 않을 거지만
가장 눈이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곳에도 쌓인 백설
집앞 카페인데 커피가 정말 맛있다. 정말로 청포도와 밀크 초콜릿 맛이 동시에 난다.
언니와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리움 미술관.


 삶은 감정들의 바다이고, 나는 이성이라는 부표라도 끌어안고 있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하지만 파도가 세면 내 왜소한 몸은 집어삼켜지고, 익사를 두려워하고, 끝내 물을 먹을 수밖에 없다. 살아남는다 해도 물 맛은 지독하다. 다음 파도를 예감하며 느끼는 불안도 지독하다. 그럴 때는 지독하지 않았던 순간들을 곱씹으면서 자위하는 수밖에 없다. 삶은 행복한 것이라고. 과거에 내가 미소 지었던 순간들이 있었으므로, 미래에도 그런 순간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앎에 대한 욕망과, 선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끊임없이 성찰하며 살아나가기만 한다면.

 나 간신히 살아가고 있거든요. 쉽게 이야기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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